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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보부상 지식+] 맛술(미림) vs 청주, 당신의 요리에 필요한 것은? (알코올과 당분의 과학)

kimbobusang 2025. 7. 17. 14:21

안녕하세요, 여러분의 요리 레벨을 올려드릴 사이버 보부상 김 과장입니다.

 

유명 셰프들의 요리 방송을 보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액체가 있습니다. 바로 '맛술'과 '청주'입니다. 고기를 재울 때도, 생선조림을 할 때도, 볶음 요리의 마무리에 '휙'하고 한 바퀴 둘러주는 그 모습. "저걸 넣으면 정말 맛있어지나?" 궁금했지만, 막상 마트에 가면 '미림', '미향', '요리주', '청주' 등 비슷한 이름들 앞에서 어떤 것을 골라야 할지 몰라 망설였던 경험, 다들 있으시죠?

 

많은 분들이 이 둘을 단순히 '요리용 술'이라고만 생각하지만, 사실 맛술과 청주는 성분부터 역할, 그리고 법적인 정의까지 완전히 다른 제품입니다. 오늘, 이 둘의 결정적인 차이점과, 각각의 역할을 200% 활용하여 여러분의 요리를 '고수'의 반열에 올려놓을 모든 비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1. 맛술(미림) vs 청주: 무엇이 다른가?

두 제품의 가장 큰 차이는 '단맛의 유무'와 '주류(酒類) 여부'입니다. 이 근본적인 차이가 각 제품의 역할을 결정합니다.

맛술 (미림, 미향 등): '단맛+알코올'의 만능 조미료

  • 정의: 맛술은 이름 그대로 '맛을 내는 술'입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술'이 아닙니다. 쌀을 발효시켜 만든 술(주정)에 쌀엿, 포도당, 아미노산 등 다양한 감미료와 향신료를 첨가하여 '단맛'과 '감칠맛'을 극대화한 '요리용 액상 조미료'입니다.
  • 주요 성분: 알코올, 당분(포도당, 엿당 등), 아미노산 등.
  • 핵심 역할:
    1. 연육 작용: 약 14% 내외의 알코올 성분이 고기의 단백질 조직에 침투하여 육질을 부드럽게 만들어줍니다.
    2. 잡내 제거: 알코올이 가열 과정에서 증발하면서, 고기나 생선의 비린내, 누린내 등 불쾌한 냄새 분자를 함께 붙잡아 날려 보냅니다.
    3. 단맛과 윤기 부여: 당분 성분이 음식에 자연스러운 단맛과 반짝이는 윤기를 더해줍니다. 조림이나 볶음 요리가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4. 식감 유지: 당분과 알코올이 재료의 표면을 코팅하여, 생선살이 쉽게 부서지는 것을 막아주고 모양을 유지시켜 줍니다.
  • 주세법: 맛술은 마시는 용도가 아니므로, 주세법의 규제를 피하기 위해 소금을 1.5%가량 첨가하는 등의 방법으로 '음용 불가' 처리를 합니다. 따라서 '주류'로 분류되지 않아 미성년자도 쉽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제품이 바로 롯데의 '미림'이며, '미향'처럼 알코올을 빼고 식초와 레몬즙 등으로 맛을 낸 비알코올 제품도 있습니다.

청주 (정종, 요리주 등): '순수 알코올'의 전문가

  • 정의: 청주는 쌀로 빚어 맑게 거른 '진짜 술'입니다. 차례상에 올리는 '백화수복'이나 일본식 선술집에서 마시는 '사케'가 바로 이 청주에 해당합니다. 요리용으로 나온 '요리주'나 '미정' 등도 청주의 일종입니다.
  • 주요 성분: 알코올, 소량의 아미노산.
  • 핵심 역할:
    1. 잡내 제거 (최강자): 다른 첨가물이 거의 없는 순수한 알코올이라, 맛술보다 잡내를 제거하는 효과가 훨씬 더 강력하고 깔끔합니다. 특히 생선의 비린내 원인인 '트리메틸아민' 성분을 가장 효과적으로 중화시키고 날려 보냅니다.
    2. 재료 본연의 맛 보존: 단맛이나 다른 강한 향이 없어, 요리에 깔끔한 맛을 더하고 재료 본연의 풍미를 해치지 않습니다. 담백하고 섬세한 맛을 내야 하는 요리에 적합합니다.
  • 주세법: 청주는 당연히 '주류'이므로, 주류 코너에서만 판매하며 성인 인증이 필요합니다. 먹다 남은 청주나 사케를 요리에 활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2. 한눈에 보는 맛술 vs 청주 비교표

 

구분 맛술 (미림, 미향 등) 청주 (요리주, 정종 등)
정의 요리용 액상 조미료 술 (주류)
주요 역할 연육, 잡내 제거, 단맛/윤기 추가 강력한 잡내 제거, 재료 맛 보존
알코올 도수 보통 14% 내외 보통 13~15%
단맛 있음 (매우 강함) 거의 없음
핵심 사용처 (단짠) 고기 요리, 조림, 볶음 생선/해물 요리, 조개 해감, 육수
구매처 일반 마트 조미료 코너 주류 코너
 
 
 

3. 김 과장의 요리별 '필승 선택법'

이제 어떤 요리에 무엇을 넣어야 할지 확실하게 알려드리겠습니다.

 

 

맛술(미림) vs 청주, 당신의 요리에 필요한 것은! 알코올과 당분의 과학

 

 

 

  • 돼지갈비찜, 불고기, 닭볶음탕 등 '단짠' 양념의 고기 요리: 맛술의 알코올이 고기 누린내를 잡고 육질을 부드럽게 하며, 당분이 자연스러운 단맛과 윤기를 더해줍니다. 별도의 설탕이나 올리고당 양을 줄일 수 있어 양념이 더 깔끔해집니다.
  • 어묵볶음, 멸치볶음, 각종 조림 요리: 재료를 단단하게 만들어주고, 표면에 윤기를 코팅하여 먹음직스럽게 만들어 줍니다.
  • 초밥용 밥을 만들 때: 배합초에 맛술을 조금 넣으면 밥알에 윤기를 더하고 쉽게 굳는 것을 막아줍니다.

이런 요리에는 '청주'를 쓰세요!

  • 생선조림, 해물탕, 꽃게찜 등 모든 '생선/해물' 요리: 청주의 순수한 알코올이 비린내의 원인인 '트리메틸아민' 성분을 가장 효과적으로 중화시키고 날려 보냅니다. 맛술의 단맛이 해물 본연의 시원한 맛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청주를 사용하는 것이 훨씬 좋습니다.
  • 조개 해감: 소금물에 청주를 약간만 넣고 조개를 해감하면, 흙냄새와 비린내를 제거하고 조갯살에 탄력을 더해줍니다.
  • 육수 끓일 때: 고기나 멸치 육수를 낼 때 청주를 한 스푼 넣으면, 잡내는 잡아주고 국물 맛은 더 깊고 깔끔해집니다.

 

 

4. 최종 정리: 자취생을 위한 단 하나의 선택은?

"김 과장님, 저는 딱 하나만 사고 싶어요!"라고 한다면, 저는 '맛술(미림)'의 손을 들어주겠습니다. 비린내 제거 능력은 청주보다 조금 약하지만, 잡내 제거, 연육, 단맛, 윤기 부여 등 다양한 역할을 해내는 '만능 조미료'이기 때문입니다. 자취생의 한정된 예산과 좁은 주방에는 범용성 높은 제품이 최고죠.

하지만 여유가 된다면, '맛술'과 '청주' 두 가지를 모두 구비해 두고 요리에 따라 구분해서 사용해 보세요. 이 작은 차이가 당신을 '요리 좀 할 줄 아는 사람'으로 만들어 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