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이에 뭘 이런 걸..."
안녕하세요, 당신의 자산과 인간관계를 마지막 한 끗까지 지켜드리는 사이버 보부상 김 과장입니다.
친구가 힘든 사정을 이야기하며 돈을 빌려달라고 할 때, 당신의 머릿속은 복잡해집니다. 의리를 지키자니 돈이 걱정되고, 돈을 지키자니 관계가 멀어질까 두렵습니다.
많은 분들이 "설마 친구가 돈을 떼먹겠어?"라는 믿음 하나로 선뜻 돈을 빌려줍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돈 때문에 가장 소중한 친구를 잃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오늘, 돈과 친구를 모두 잃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고 당신의 소중한 것을 지킬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돈 빌려주기 전, 딱 3가지만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무작정 지갑부터 열기 전에, 당신은 스스로에게 냉정하게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이는 친구를 의심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 자신과 관계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과정입니다.
① 이 돈, 못 받아도 괜찮은가?
가장 중요한 질문입니다. 만약 이 돈을 돌려받지 못했을 때 당신의 생계가 흔들리거나, 친구에 대한 원망이 생길 것 같다면 빌려주지 않는 것이 맞습니다. '떼여도 좋은 돈'이라는 생각으로 빌려줄 수 있는 금액의 마지노선을 정하세요.
② 친구의 무엇을 믿고 빌려주는가? (상환 계획 확인의 중요성)
단순히 "내가 믿는 친구니까"라는 막연한 감정은 위험합니다. 친구가 언제, 어떻게 갚을 것인지 구체적인 상환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물어보세요. 이 질문에 친구가 불쾌해한다면, 그 돈거래는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③ 우리의 관계는 이 돈거래를 감당할 수 있는가?
돈이 오가는 순간, 두 사람의 관계는 이전과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채권자와 채무자라는 불편한 역할이 생기는 것을 감당할 수 있는지, 당신과 친구의 관계가 그만큼 단단한지 진지하게 고민해 보세요.
관계를 지키는 최소한의 안전장치: 차용증,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차용증 쓰자고 하면 친구가 서운해하지 않을까?" 당신의 그 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차용증은 관계를 해치는 도구가 아니라, 오히려 지켜주는 가장 확실한 '안전벨트'입니다.
차용증이 '정 없다'는 친구에게 보여줄 객관적인 데이터
실제로 법적 분쟁까지 가는 돈거래의 90% 이상이 차용증이 없는 경우입니다. 차용증은 '너를 못 믿겠다'는 뜻이 아니라, '우리의 약속을 명확히 기록해서 오해와 분쟁을 막고, 이 관계를 소중히 지키고 싶다'는 당신의 진심 어린 표현입니다.
법적 효력을 위한 차용증 필수 기재사항 (이것만은 절대 빼먹지 마세요!)
말로만 한 약속은 아무런 힘이 없습니다. 법은 오직 기록된 것만 증명해 줍니다. 당신의 돈과 관계를 지키기 위해, 아래의 항목들이 반드시 포함된 차용증 양식을 사용해야 합니다.
따라만 하세요! 김 과장이 드리는 '표준 차용증' 및 항목별 작성 가이드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습니다. 당신이 지금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차용증의 핵심만 정리했습니다. 아래 체크리스트를 보고 빠진 것이 없는지 꼼꼼히 확인하세요.
[체크리스트] 차용증 필수 항목 8가지
| 항목 | 내용 | 왜 중요할까? |
| ✅ 제목 | '차용증'이라는 단어를 명확히 기재 | 문서의 목적을 분명히 함 |
| ✅ 채권자/채무자 정보 | 이름, 주민등록번호, 주소, 연락처 | 누가 누구에게 빌려줬는지 특정 |
| ✅ 원금 | 빌리는 총 금액 (한글, 숫자 병기) | 금액 위조 및 오해 방지 |
| ✅ 이자 | 이자율(연 %), 이자 지급 시기 | 이자 관련 분쟁을 막음 |
| ✅ 변제 기일 | 돈을 갚기로 한 정확한 날짜 | 상환 의무의 시작점을 명확히 함 |
| ✅ 변제 방법 | 계좌이체, 현금 등 구체적인 방법 명시 | 상환 방식에 대한 이견 방지 |
| ✅ 작성 날짜 | 차용증을 작성한 날짜 | 계약 체결 시점을 증명 |
| ✅ 서명 또는 날인 | 채무자가 직접 자필로 서명 | 채무 사실을 인정하는 가장 중요한 증거 |
원금과 이자, 똑똑하게 설정하는 법 (feat. 법정 최고 이자율)
개인 간의 돈거래에서 법적으로 받을 수 있는 최고 이자는 연 20%입니다. 이보다 높은 이자를 약정하면 무효가 될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이자가 없다면 '이자는 없음'이라고 명확히 기재해야 나중에 분쟁이 생기지 않습니다.
변제 기일과 방법, 분쟁 없이 명시하는 팁
"여유될 때 갚아"와 같은 애매한 말은 절대 금물입니다. '202X 년 X월 X일까지', '매월 X일 OOO은행 (계좌번호)로 입금'과 같이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합니다.
2% 불안감마저 잠재우는 법적 효력 강화 장치들
차용증만으로 불안하다면, 조금 더 확실한 장치들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공증: 가장 확실하지만, 친구 사이에선 조심스러운 카드
공증 사무소에서 차용증을 공증받으면, 재판 없이도 채무자의 재산을 강제집행할 수 있는 강력한 효력이 생깁니다. 하지만 비용이 발생하고 절차가 다소 공식적이어서, 친구 관계에서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내용증명: 말로만 "돈 갚아" 하기 지쳤을 때
친구가 약속한 날짜에 돈을 갚지 않는다면, 우체국을 통해 '내용증명'을 보낼 수 있습니다. 이는 법적 효력은 없지만, "언제까지 돈을 갚으라"는 당신의 요구를 국가기관이 증명해 주는 것이므로 심리적 압박 수단으로 매우 효과적입니다.
결론: 현명한 돈거래, 결국 '사람'을 지키는 최고의 기술입니다
친구와 돈거래의 핵심은 돈을 떼이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불필요한 오해와 감정싸움을 막아 소중한 관계를 지켜내는 것입니다.
조금 불편하고 어색하더라도, 오늘 알려드린 차용증이라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꼭 활용하세요. 그것이 바로 당신의 돈과 친구, 둘 모두를 지키는 가장 현명한 방법입니다.